SHERPA MAGAZINE · 제1호
예술
아무 일도 되지 않던 6년 — 이안 감독의 시간
벗셰르파 편집부· 2026.09.04
1985년, 이안은 뉴욕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합니다. 그리고 6년 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합니다.
졸업 이후
그 6년 동안 그는 각본을 썼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쓰고, 남의 이야기를 각색하고, 이제 막 시작하는 다른 감독들과 작업했습니다. 중국어 신문에 영화평을 써보기도 했지만 두 달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연출 말고 다른 일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었지요.
생계는 아내가 책임졌습니다. 훗날 그는 그 시절을 돌아보며 가족의 가장 큰 사치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먹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아내는 단 한 번도 나에게 취직하라고 하지 않았다.
감독 데뷔작 〈쿵후 선생(Pushing Hands)〉이 완성된 것은 1991년. 졸업으로부터 정확히 6년 뒤입니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잘못 읽는 방식
이 일화는 종종 이렇게 요약됩니다. "묵묵히 준비한 6년이 있었기에 훗날의 이안이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과를 알고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1988년의 이안에게 그 6년은 '준비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아무 일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3년째에도, 5년째에도 그는 이 시간이 몇 년째에 끝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고요.
성공한 사람의 무명 시절을 읽을 때 우리는 늘 결말을 먼저 알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실은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는지를 자주 지나칩니다. 견딜 만했기 때문에 견딘 것이 아니라, 달리 방법이 없어서 하루씩 지나온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 시간에 무엇이 있었나
주목할 부분은 그가 그 6년을 완전히 비워두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각본을 썼고, 고쳤고, 다른 사람들과 작업했습니다. 성과로 셈해지지 않는 일이었을 뿐입니다.
수련도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어제보다 나아졌다는 감각 없이 매트에 서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몇 달을 해도 같은 자세에서 같은 곳이 걸립니다. 그런 날들이 쌓여야 어느 날 문득 조금 달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 그 '어느 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안의 6년이 특별한 것은 그가 끝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채로 6년을 계속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느 해쯤을 지나고 있는지
무언가를 오래 붙들고 있는데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분이 계실 겁니다. 그 시간이 몇 년째인지 세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어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정직한 결론입니다. 다만 아무 일도 되지 않는 동안에도 계속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는 것, 그것만은 나중에 남습니다.
지금 지나고 있는 시간은 몇 년째인가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울리히 슈나벨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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